마왕-부활[Revenge]
[부활]의 반항(?)
헤니히
2005. 10. 23. 17:25
부활이라는 드라마는 끝난 후에도 시청자들에게 재미있는 분석거리를 참 많이 남겨준 듯 하다. 중의적인 대사와 이야기구조는 물론이고 여러가지 연출에서 보여주는 카메라 워크와, 색의 상징성, 그리고 소품의 의미까지 부활패닉들은 다각도로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부활을 해체 분석하기에 이른다. 이렇게까지 이야깃거리를 던져주는 드라마도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 급하고 빠르게 진행된 사건들에 휘말려 미쳐 눈치 못채고 있던 부분이 종영된 후 복습에 의해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것 같다.
상처뿐인 부활 속 가족군상
부활속 승용차와 엘리베이터의 의미
여기 두개의 분석글이 있는데, 텔레비존에서 모님이 쓰신 글이다. 이분은 패닉분들중에서도 꽤 열혈팬으로 유명하신 분인데, 이 분의 분석글을 볼때 미처 생각하지 못한 구석을 날카롭게 집어내셔서 깜짝깜짝 놀라곤 했었다. (이분 멋진 글 많으니까 한번들 꼭 보세요! >ㅂ<;;)
처음에 [부활]이라는 드라마가 주는 생각지도 못한 무게감에 놀라워하며 시청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도 비참한 하은이를 연출하는데 신파로 끌고 가지 않고 감정을 절제하며 대사를 아끼는 모습에 굉장히 반했다. 난무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하나하나 무거운 의미를 가지며 빛나는 부활의 대사들...
인물관계가 무겁기만 한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하은을 믿고 감싸주는 은하가 있었고, 은하와의 관계는 연인을 넘어서 공동운명체라고 말할 만큼 완성된 것이었다. 보통의 드라마가 그렇듯 처음만나 사랑이 되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 사랑을 키워서 결혼에 골인한다는 판에 박힌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슬레이어즈에서 소년만화의 성장공식을 따르지 않고 이미 능력적으로 완성된 주인공이 나왔을 때의 신선함과 같은 것이다.
또한 자신이 알던 그사람이 아닌것을 눈치 채고도 그 몇달 잠깐 보여준 하은의 인물 됨됨이를 보고 묻지 않고 믿어주는 안비서님 같은 사람도 있고, 또 하은의 손발이 되어주고 지켜보는 천사장님 같은 사람도 있고, 마치 하은의 아버지처럼 하은을 걱정해주는 재수와 경반장님도 있다. 그리고 하은마저 절대로 용서 할 수 없을만한 인물들을 용서해주기도 한다. [부활]에서는 미움과 질투같은 비참한 관계보다 따듯한 관계가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아무래도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악인들마저 순수한 면을 보여주며 다른 드라마가 그렇듯 주인공을 괴롭히기 위해 일부러 마련해 놓은 듯한 장치같은 단순한 인물임을 거부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의 무게에 이끌려 또한 이런 따뜻함에 이끌려 보지 못했던 부분을 승휘님이 떡하니 꺼내 보여주셔서 적잖이 당황하고 놀랐다. 부활에서는 제대로된 '가정'이 하나도 안나오는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그렇게 흔한 가족들의 저녁식사장면조차 나오지도 않는다. '인간만이 희망이다'라고 말씀하신 지우신공이 이런 구성을 하셨을줄이야.
[부활]의 반항은 계속된다. 이 드라마에서는 캐릭터의 전형 에서도 굉장히 벗어났는데, 보통 드라마에서는 주연을 남녀 4명으로 구성하기 마련이다. 주인공인 남녀커플을 제외한 나머지 남녀는 여자주인공을 짝사랑하는 흑기사로, 또 여성캐릭터는 남주인공을 좋아하지만 여주인공에게 빼앗기는 것을 질투하며 여자주인공을 괴롭히는 이른바 '악녀'로 나온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선 무려 그 '악녀'가 없는 것이다. 물론 이 부활에서도 남녀주연이 4명이 나오는데 보통의 드라마였다면 분명히 강주의 위치는 '악녀'였을 것이다. 그러나 강주는 악녀캐릭터가 아닐 뿐더러 사건을 시청자들에게 다시 알려주는 제 2의 주인공역을 맡았다. 그런데다가 여주인공이 입사한 회사에서도 여자상사는 여주인공을 괴롭히기는 커녕 능력을 인정해주고 잘 보살펴주기까지 한다. 마치 이때껏 다른 드라마들의 캐릭터 관계를 비웃듯이 말이다.
이번엔 하은의 절친한 친구인 김형사를 한번 보자. 김형사를 맡은 사람은 개그맨인 고명환으로, 보통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감초'캐릭터로 보이기 쉽다. 예를 들어 대장금이나 서동요에서 볼 수 있는 임현식씨 같은 캐릭터가 그것이다. 감초캐릭터는 드라마의 분위기를 밝게 즐겁게 해주는 역할로 그야말로 '양념'일 뿐 극의 중요 줄거리에는 영향을 거의 끼치지 않는다. 고명환씨의 김형사는 초반에 밝고 활달한 감초캐릭터 연기를 보여주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드라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을 저지른다. 무려 절친한 친구인 주인공을 배신하는 어둡고 무거운 역할을 맡겨버린 것이다. 마치 20년전 사건을 재현하기라도 하듯이 '친구의 배신'이라는 거대한 키 포인트를 턱하니 맡겨버렸다.
또한 복수를 내세운 선 굵은 <남성드라마>를 표방한 것과는 달리 여성캐릭터의 표현이 지극히 마초적이지 않은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겉은 분명히 남성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이끌어지고 있는데, 방황하는 것은 모두 남성들 뿐이며, 여성들은 오히려 굉장히 강인하게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여주인공 은하는 눈물 마를 새 없는 청순가련형 주인공이지만 멋진 남성캐릭터인 진우의 대쉬에도 자기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며 차갑게 거절할 줄 아는 여성이다. 게다가 굉장히 현명하고 차분하다. 강주의 경우에도 제2의 주인공이라 불리울 만큼 사건을 캐고 집요하게 헤처나가는 깡있고 추진력있는 커리어우먼이다. 아버지에 대한 사건도 믿고 싶지 않지만 진실을 직시할 줄 아는 올곧은 여성이다. 그에비해 아들인 희수는 상당히 여린 성격으로 묘사되고 있다. 어머니인 이화는 어떤가. 복수가 진행되면서 가장 고통받는 위치에 처하지만 어머니다운 강한 모습을 보이며, 그럼에도 아이들을 위해 살아가겠다는 강인한 의지를 보인다. 심지어 악인 정상국의 아내마저 보기좋은 장식품취급을 당하며 모든일에 무시 받는 자신의 대우를 보상받기라고 하겠다는 듯이 보기좋게 정상국의 뒷통수를 치며 역습한다.
게다가 [부활]에서는 배경과 소품마저 '말'을 한다. 두말해서 무엇하랴만은 주사위의 상징성이나, 배경의 색채나, 카메라의 각도나 배경의 격자나... 부활이 '말'을 아낀만큼 배경이나 소품 또 음악마저도 '말'을 건네는 것이다.
하은의 시선에서 본 두 사람의 모습. 비정상적일 정도로 작아보이는 두 사람에 대해 "이미 당신들은 독안의 쥐야"라고 말하는 듯한 환청마저 들려온다.
또 [부활]은 다른드라마처럼 시놉을 잡은 뒤 천천히 이야기를 늘릴생각하지 않고 처음부터 너무나도 잘 짜여져 있어서 다른 드라마만큼 늘어지지 않는것도 참 특이할 만 하다. 기름기와 포장을 빼고 담백하고 빠르게, 그래서 드라마를 좀처럼 보지 않는 사람들 조차 티비앞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 대신 중간에 보는 사람들과 띄엄띄엄 보는 사람들에게는 이야기 흐름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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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부활]은 기존의 드라마의 틀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많이 보입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고 신선했던 것이구요. 정말정말, 박찬홍감독님과 지우신공의 다음 드라마가 너무 기대됩니다. 아무래도 부활이 이제 막 끝났으니 적어도 2년은 기다려야겠지만 말이죠. 충분히 기다릴 수 있습니다! ;ㅁ;/ 앞으로도 좋은드라마 만들어주세요! 부활만세에!!!!
이글루스 가든 - 여성향 드라마 [부활]을 즐겨보자!
그런데 급하고 빠르게 진행된 사건들에 휘말려 미쳐 눈치 못채고 있던 부분이 종영된 후 복습에 의해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것 같다.
상처뿐인 부활 속 가족군상
부활속 승용차와 엘리베이터의 의미
여기 두개의 분석글이 있는데, 텔레비존에서 모님이 쓰신 글이다. 이분은 패닉분들중에서도 꽤 열혈팬으로 유명하신 분인데, 이 분의 분석글을 볼때 미처 생각하지 못한 구석을 날카롭게 집어내셔서 깜짝깜짝 놀라곤 했었다. (이분 멋진 글 많으니까 한번들 꼭 보세요! >ㅂ<;;)
처음에 [부활]이라는 드라마가 주는 생각지도 못한 무게감에 놀라워하며 시청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도 비참한 하은이를 연출하는데 신파로 끌고 가지 않고 감정을 절제하며 대사를 아끼는 모습에 굉장히 반했다. 난무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하나하나 무거운 의미를 가지며 빛나는 부활의 대사들...
인물관계가 무겁기만 한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하은을 믿고 감싸주는 은하가 있었고, 은하와의 관계는 연인을 넘어서 공동운명체라고 말할 만큼 완성된 것이었다. 보통의 드라마가 그렇듯 처음만나 사랑이 되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 사랑을 키워서 결혼에 골인한다는 판에 박힌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슬레이어즈에서 소년만화의 성장공식을 따르지 않고 이미 능력적으로 완성된 주인공이 나왔을 때의 신선함과 같은 것이다.
또한 자신이 알던 그사람이 아닌것을 눈치 채고도 그 몇달 잠깐 보여준 하은의 인물 됨됨이를 보고 묻지 않고 믿어주는 안비서님 같은 사람도 있고, 또 하은의 손발이 되어주고 지켜보는 천사장님 같은 사람도 있고, 마치 하은의 아버지처럼 하은을 걱정해주는 재수와 경반장님도 있다. 그리고 하은마저 절대로 용서 할 수 없을만한 인물들을 용서해주기도 한다. [부활]에서는 미움과 질투같은 비참한 관계보다 따듯한 관계가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아무래도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악인들마저 순수한 면을 보여주며 다른 드라마가 그렇듯 주인공을 괴롭히기 위해 일부러 마련해 놓은 듯한 장치같은 단순한 인물임을 거부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의 무게에 이끌려 또한 이런 따뜻함에 이끌려 보지 못했던 부분을 승휘님이 떡하니 꺼내 보여주셔서 적잖이 당황하고 놀랐다. 부활에서는 제대로된 '가정'이 하나도 안나오는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그렇게 흔한 가족들의 저녁식사장면조차 나오지도 않는다. '인간만이 희망이다'라고 말씀하신 지우신공이 이런 구성을 하셨을줄이야.
[부활]의 반항은 계속된다. 이 드라마에서는 캐릭터의 전형 에서도 굉장히 벗어났는데, 보통 드라마에서는 주연을 남녀 4명으로 구성하기 마련이다. 주인공인 남녀커플을 제외한 나머지 남녀는 여자주인공을 짝사랑하는 흑기사로, 또 여성캐릭터는 남주인공을 좋아하지만 여주인공에게 빼앗기는 것을 질투하며 여자주인공을 괴롭히는 이른바 '악녀'로 나온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선 무려 그 '악녀'가 없는 것이다. 물론 이 부활에서도 남녀주연이 4명이 나오는데 보통의 드라마였다면 분명히 강주의 위치는 '악녀'였을 것이다. 그러나 강주는 악녀캐릭터가 아닐 뿐더러 사건을 시청자들에게 다시 알려주는 제 2의 주인공역을 맡았다. 그런데다가 여주인공이 입사한 회사에서도 여자상사는 여주인공을 괴롭히기는 커녕 능력을 인정해주고 잘 보살펴주기까지 한다. 마치 이때껏 다른 드라마들의 캐릭터 관계를 비웃듯이 말이다.
이번엔 하은의 절친한 친구인 김형사를 한번 보자. 김형사를 맡은 사람은 개그맨인 고명환으로, 보통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감초'캐릭터로 보이기 쉽다. 예를 들어 대장금이나 서동요에서 볼 수 있는 임현식씨 같은 캐릭터가 그것이다. 감초캐릭터는 드라마의 분위기를 밝게 즐겁게 해주는 역할로 그야말로 '양념'일 뿐 극의 중요 줄거리에는 영향을 거의 끼치지 않는다. 고명환씨의 김형사는 초반에 밝고 활달한 감초캐릭터 연기를 보여주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드라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을 저지른다. 무려 절친한 친구인 주인공을 배신하는 어둡고 무거운 역할을 맡겨버린 것이다. 마치 20년전 사건을 재현하기라도 하듯이 '친구의 배신'이라는 거대한 키 포인트를 턱하니 맡겨버렸다.
또한 복수를 내세운 선 굵은 <남성드라마>를 표방한 것과는 달리 여성캐릭터의 표현이 지극히 마초적이지 않은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겉은 분명히 남성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이끌어지고 있는데, 방황하는 것은 모두 남성들 뿐이며, 여성들은 오히려 굉장히 강인하게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여주인공 은하는 눈물 마를 새 없는 청순가련형 주인공이지만 멋진 남성캐릭터인 진우의 대쉬에도 자기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며 차갑게 거절할 줄 아는 여성이다. 게다가 굉장히 현명하고 차분하다. 강주의 경우에도 제2의 주인공이라 불리울 만큼 사건을 캐고 집요하게 헤처나가는 깡있고 추진력있는 커리어우먼이다. 아버지에 대한 사건도 믿고 싶지 않지만 진실을 직시할 줄 아는 올곧은 여성이다. 그에비해 아들인 희수는 상당히 여린 성격으로 묘사되고 있다. 어머니인 이화는 어떤가. 복수가 진행되면서 가장 고통받는 위치에 처하지만 어머니다운 강한 모습을 보이며, 그럼에도 아이들을 위해 살아가겠다는 강인한 의지를 보인다. 심지어 악인 정상국의 아내마저 보기좋은 장식품취급을 당하며 모든일에 무시 받는 자신의 대우를 보상받기라고 하겠다는 듯이 보기좋게 정상국의 뒷통수를 치며 역습한다.
게다가 [부활]에서는 배경과 소품마저 '말'을 한다. 두말해서 무엇하랴만은 주사위의 상징성이나, 배경의 색채나, 카메라의 각도나 배경의 격자나... 부활이 '말'을 아낀만큼 배경이나 소품 또 음악마저도 '말'을 건네는 것이다.
하은의 시선에서 본 두 사람의 모습. 비정상적일 정도로 작아보이는 두 사람에 대해 "이미 당신들은 독안의 쥐야"라고 말하는 듯한 환청마저 들려온다.
또 [부활]은 다른드라마처럼 시놉을 잡은 뒤 천천히 이야기를 늘릴생각하지 않고 처음부터 너무나도 잘 짜여져 있어서 다른 드라마만큼 늘어지지 않는것도 참 특이할 만 하다. 기름기와 포장을 빼고 담백하고 빠르게, 그래서 드라마를 좀처럼 보지 않는 사람들 조차 티비앞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 대신 중간에 보는 사람들과 띄엄띄엄 보는 사람들에게는 이야기 흐름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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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부활]은 기존의 드라마의 틀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많이 보입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고 신선했던 것이구요. 정말정말, 박찬홍감독님과 지우신공의 다음 드라마가 너무 기대됩니다. 아무래도 부활이 이제 막 끝났으니 적어도 2년은 기다려야겠지만 말이죠. 충분히 기다릴 수 있습니다! ;ㅁ;/ 앞으로도 좋은드라마 만들어주세요! 부활만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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