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부활[Revenge]

[부활] 고통의 탐닉

헤니히 2005. 8. 26. 16:43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부활'에 목을 매는지 곰곰히 생각하던 찰나, 생각나버렸던것이다. 나는 하은이 괴롭고 괴로워해서 결국 처참한 결말로 막을내리기를 바랬던 사람이었다. 극 중간중간 하은이가 얼마나 괴로워하고 힘들어했는지 보신분들은 다~~ 안다. 그런 고통을 알변서도 더욱더 괴로워지길 바라다니! 하은이의 고통스러운 모습을보면서 나 자신도 목이메일정도로 슬퍼하고 가슴아파했는데 어째서 그런!!

작가누님 정말 너무한다. 끔찍하게 무섭고 철저한 사람이다. 진정 시청자들의 머리꼭대기에서 내려다보고있는게 틀림없다. 초반부의 너무도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하은을 보여줘서 시청자들을 낚은매료시킨다음, 하은이를 사랑하게 되었을때부터 철저하게 괴롭히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신혁이마냥 인조인간같은 모습에, 철저하게 복수에 전념한 사람이었다면 우리가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웠을까? 처음부터 복수자였다면 우리는 연민을 가질지언정 그에게 감정이입을 전혀 할 수가 없었으리라. 처음부터 악역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그랬다면 초반부터 진지한 복수자에 압도되어서 감정이입이 되기도 전에 드라마를 떠났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하은이의 원래모습을 알고있기에, 그가 얼마나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었는지 알고있기에, 그의 절망과 복수심이 얼마에 뼈에 사무친것이었는지 가슴깊이 아파해줄 수 있는것이다. 안타까움의 감정... 그것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하은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고통의 만분지 일이라도 맛 볼 수 있는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정말로 무서운 일이다. 그런 고통을 탐닉하기 시작했다는것은. 프린세스 츄츄 에서 한낱 오리로 돌아간 아히루를 얼마나 안타깝게 여기고 있었는가! 그런데도 하은이가 더욱더 고통스러워지길 바라며 그가 더욱더 큰 고통에 몸부림칠때마다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나를 느낀다.

나는 과연 하은의 고통을 즐기고 있는것인가, 아니면 제 3자로서 사랑스러운 하은이 철처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끼는것을 즐기고 있는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