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부활[Revenge]

[부활] 인물 이야기 세번째 - 천사장, 천공명

헤니히 2005. 9. 1. 02:18
[앞으로 이야기는 100% 스포 포함입니다. 부활을 끝까지 다 보신분 이외에는 스크롤 바를 확~ 내려주실것을 당부드립니다!]


오늘의 인물은 느슨느슨 여유만만 살인미소 칼있으마 미중년 강냉이아자씨, 천사장 천공명씨입니다. 극 중반부터 하은에게 어느샌가 고용되어 갑자기 턱 튀어나온 주제에 엄청난 내공과 카리스마로 패닉을 사로잡은 분이죠.

저도 처음 이분이 나올때에는 그저 그런 단역인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꽉 짜여진 이 드라마 '부활'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란 존재하지 않는법! 천사장님은 등장한지 몇화 되지도 않아서 하은의 정체를 알아차리기 까지 합니다. 물론 천사장님이야 2년전 서하은형사의 모습밖에 본적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겠지요. 하지만 하은이 쌍둥이자리 전설 이야기를 하며 자신이 쌍둥이 형제임을 알렸음에도 하은을 누구라고 콕 찝어 이름을 부르기보다 '그 사람' 이라는 3인칭 대명사로 지칭합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채 무심한 말투로 하은과 선문답을 주고 받습니다. 하지만 천사장님의 눈빛은 무심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눈매에 어딘가 애수를 담고있는 물기어린 시선.

엄포스도 조각미남은 아니지만 김윤석씨도 그리 잘생긴 매우라고 할 수만은 없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저런 연기 하나만으로 수많은 여성팬을 사로잡았으니 정말 대단하지요! 여성들은 남성을 볼때 외모보다는 분위기를 보지요. 분위기엔 나이제한도 없습니다.(으하핫) 게다가 목소리도 아주 근사한 바리톤이고! 부활 820축제에서도 천사장 김윤석님의 소개에 가장많은 환호가 쏟아졌다고 합니다. 천사장님의 인기에 대한 반증이죠.

천사장님의 캐릭터는 참 특별합니다. 보통 드라마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스타일이죠. 김윤석님의 메이킹 필름에서도 '리얼리티가 떨어지지 않게 노력했다'라고 하셨죠. 그만큼 천사장님의 캐릭터는 특이해서 비현실적이기조차 합니다. 원래이름인 '천공명'도 생각하기에 따라서 '제갈공명'이 될 수도 있고, '하늘의 소리(울림)'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후자쪽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천공명을 일컬을때 '천사장'이라고 부름에는 그를 인간이 아닌 '하늘의 소리'를 대변하고있는 존재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천공명은 다른캐릭터와 달리 패닉분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있음에도 특별한 별명 없이 그저 '천사장님'으로 불리운다는 것은 그만큼 천공명이라는 인물의 이미지가 그 호칭과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드라마 상에서도 그런 이미지가 잘 부각되어있는데, 감독님의 인터뷰에서도 잠깐 나왔었지요.

천사장의 소품이 강냉이가 된 이유는?
-그건 순전히 작가 선생님의 몫이지. 천사장이란 캐릭터는 한마디로 표현하면 나른함이거든. 인생을 관조하는듯한 그런 나른함. 강냉이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지. 그리고 김윤석씨의 연기가 기가막혀, 예술이야 예술. 그건 우리나라에서 아무나 연기를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구. 천사장....이름도 죽이잖아. (기독교의)천사장. (웃음) 나이가 몇 살이든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나이테가 다르잖아. 사람마다 다른거지. 어떤 사람은 30년을 살아도 나이테가 얼마 안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30을 살아도 60이 넘는 나이의 나이테를 가진 사람이 있지.천사장이 그런 사람이야. 엄청난 무게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 그래서 고통속에 있던 하은이와 말상대가 될 수 있는거고 선문답도 할 수 있는거지요.


그러니까 1. 인생을 관조하는 듯한 나른함. 2. 몇십년은 더 산듯한 초탈한 눈빛. 3. 천사장을 만날때에는 꼭 공원과 비둘기가 등장.- 비둘기는 날개가 있는 새죠. 4. 천사장의 주 간식인 '강냉이' - 천사장의 무긴장성인 분위기에 딱입니다. 이 모든것이 천사장의 캐릭터를 강조하고 있으며, 또한 그 캐릭터의 특성을 짐작할 수 있는 키워드입니다.

이런 이미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연기하시는 김윤석님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저만의 비유입니다만, 김윤석님은 제가 좋아하는 보이소프라노 세바스티안 헤니히 같습니다. 눈에띄게 아름다운 목소리는 아니고 화려한 기교를 가진것도 아니지만 극히 자연스럽게, 그 어려운 바흐의 칸타타 아리아들을 자신에게 걸맞는 레퍼토리인양 자연스럽게 부르는데 감탄했었죠. 실제로 그 아리아를 부르는 소년은 동요를 부르는게 어색하지 않은 나이였는데도 말입니다. 듣고있는것은 틀림없이 아이의 목소리이나, 어른못지 않은 성숙하고 지적인 연주를 들려주던 소년이었습니다. 김윤석님도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것은 아니지만 이런 현실과 동떨어진듯한 존재(천사장)를 표현하는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럼에도 오버하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매력마저 가지고 있는점이 참 놀랍습니다. 정말 김윤석님이 아니고서야 어찌 '천사장'이 '천사장'으로 표현될 수 있었겠습니까?!

천사장님의 인간적인 면모도 주목할 만 한데요. 이 천사장, 천공명은 무려 사기전과가있는 '사기꾼'입니다. 정체를 도무지 알 수 없는 천사장님이지만 그의 과거를 조금씩 엿볼 수 있는 단서가 있는데, (이것은 공홈에 올라온 손주옥님의 글을 참고하시는편이 좋을듯 싶습니다. ) 1.'혹시 OO증권의 천공명..' '아닌데요' 라는 대사. 2.아무 전과도 없는데 이국인 노동자의 체불임금을 받아내려고 사장에게 사기를 쳤다. 3.그 후 또한 아무렇지 않게 체포 혹은 자수(왠지 성격상 자수일것만같다.)한점. 4.천사원(으아, 이것도 천사의 이미지)의 원장수녀님이 천사장의 처이모 라는 점.(게다가 친해 보인다) 5.그럼에도 천사장의 처자식은 거론조차 되지 않은 점. 이것으로 미루어 보아 천사장님은 참 드라마틱한 삶을 살지 않았나 하는 추측입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천사장님은 예전엔 증권계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었으며, 이 경력을 이용해서 악덕 사장에게 사기를 쳤을겁니다. 또 처이모는 나오는데 막상 천사장의 처자식에대한 언급이 나오지 않았음을 볼 때 그의 가족 또한 사고로 존재하지 않음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서 홀홀단신이므로 사기극을 벌이고 또한 자기 스스로 잡혀갔겠지요. 아마 자기자신도 가족을 잃은 고통을 알기에 하은의 고통도 잘 이해할 수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천사장님이 나오시면 저절로 딸려나오는 인물이 있죠? 바로 희숩니다.(두둥) 하지만 저는 팬들에게 회자되고있는 유명한 동성커플 '천박커플'이나 '유안라인'보다 오히려 천사장-그분 라인이 동성애적 코드가 짙다고 느낍니다. '천박커플'의 경우에는 남자가 남자옷을 골라주는 장면이 영화 '귀여운 여인'의 한 장면과 비슷한 연출이 들어가서 붙여진 커플이었다면, '유안라인'의 경우 동성애적코드가 '천박'보다 조금 더 혐의가 가지만 안비서역의 조재완님이 '유안라인'을 지지하는것을 봐서 마지막회의 '안비서님이 저한테 많은 위로가 되었다는걸'씬은 작가님이 일편단심 안비서에게 내려주는 일종의 보상이 아닐까하는 의심입니다? (깔깔깔)

제가보기엔 작가님이 일부러 동성애적 코드를 넣으셨다면 그것은 천사장님-그분 라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천사장님이 왜 그렇게까지 하은을 돕는가에대한 명확한 해답이 나지 않은점 상당히 의심스럽습니다.(돈이 목적이 아닌것은 확실하죠)

혐의 예 1.
유: 천사장님은 왜 절 안떠나세요? 떠나실줄알았는데.
천: 다른 일 보다 당신한테 받는 수입이 더 많거든요.
유: 돈때문이 아니란 거 알고있습니다.
천: 왜 내가 당신을 떠날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유: 무섭잖아요, 나란인간.
천: 이렇게 여린 남잘 왜 무서워합니까?
당신은 착한사람이라서 끝까지 못갈겁니다. 가다가 멈출거에요, 분명히.
유: 잘 못 생각하셨어요.
천: 글쎄요, 내 생각이 맞을 것 같은데.
유: 내 차는 브레이크가 고장났습니다.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가 없어요.
천: (본다.)

- 이놈의 보는장면이 참 슬프고 안타까운눈으로 보는게 문제.

혐의 예 2.

언제나 눈은 하은을 향하고있다.

지극히 냉정하게 노려보기도 하고

연민에 차 있기도 하다.


거의 똑바로 하은을 뚫어져라 보고있을때가 많습니다. 호기심->안타까움->?? 인것일까요. 그 감정이 무엇이든 호기심과 안타까움을 넘어선 뭔가 미묘한 감정이 숨어있는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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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던 주절주절 헛소리가 많아서 굉장히 긴글이 되어버렸군요.
참고로 공홈엔 저 까짓거보다 백만배 더 잘쓰신 조남영님의 인물분석이 있으니 한번 가서 꼭 보시길 바랍니다. 공홈의 '명장면 명대사' 지난 게시판에 가셔서 '인물분석'으로 검색하면 나옵니다. ;ㅂ;/

그럼 다음 예고는...
... 아직 인물을 정하지 않았군요. 으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