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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츄츄] 옛 감상문 시리즈 - 1

헤니히 2005. 10. 30. 21:29
찾아보니 츄츄를 접한 후 동아리 카페에 적지 않은 글을 올렸더군요.
혼백이 반쯤 날아간 상태인데다 하도 오래전 글이라, 무슨 내용인지... 참;
사실 올리기도 민망한 글이지만
그냥, 데이터베이스화 시키기 위해서라도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예전에 뉴타입에서 한번 리뷰와 평가를 보고
언젠가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발레와 동화를 배경으로한 애니메이션.
차이코프스키를 좋아하던 나였기에,
은근히 기대를 하고있었다.

그래서 최근들어 보기 시작했다.

보기전에는 동화같은 따듯한 분위기의 귀여운
미소녀 변신물이라고 생각하고있었던 나는 깜짝 놀랄수 밖에 없었다.

오프닝부터가 심상치 않았던것이었다.

옛날옛날....이라고 시작되는 나레이션.
하지만 내용이 이상했다.마지막즈음 정말로 행복했던 것일까요?
하고 질문하는 목소리에 움찔했다.


(나레이션 아주머니.... 겁나게 무섭다.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삽화도 무섭고 목소리가........나중엔 심한 염장을 초래함)

그리고 오프닝이 시작되었는데,
마치 후르츠 바스켓의 그것이 생각날만큼 분위기는 침착하고
어두웠다. 물론 발레를 추는 츄츄의 동작은 정말 아름다웠다.
감동적이기 까지 했다.
오프닝에서부터 반한 나는 내용이 무척 궁금해졌다.

귀여운 등장인물,동화를 모티브로 한만큼 학생이나 선생님들도
인간과 동물이 동시에 같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배경은 회색빛의 조금 음침하거나 우울해보이는 배경..
색지정이 잘못되었나 생각했지만 그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배경 자체가 인물들의 심리나 갈등을 심화시켜주는 역활을 한것 같았다. 그리고 정체모를 위화감까지 덧붙여 잘 살려주고 있었다.
아름답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살리는데는 제격이다. 그리고 또하나의 이유는 스포일러이므로....언급은 하지 않겠다.


이 애니에 반한점 중 하나는 인물들의 구성인데,
각자의 갈등이 마치 하나의 기하학적 도형처럼
혹은 맞물려있는 톱니바퀴처럼 잘짜여져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왕자님에게 고백을 하면 빛이 되어버리는 프린세스 츄츄,
인간여자아이가 되고 싶어하는 오리,
자신의 심장에 커다란 까마귀를 봉인시켜 부셔버린탓에
마음을 잃은 왕자,
왕자를 도와 까마귀를 무찌르지 못하고 오히려 반으로 찢겨 죽어버린 기사,
왕자를 좋아하지만 왕자를 파멸로 몰아넣은 까마귀임을 자각한
프린세스 클레르.

이 주요인물 네명을 바라보며 도와주기도하고
갈등을 심화시키기도 하는등 어딘가에서 이야기를 부추기고 있는
정체모를 할아버지.

이야기는 배경처럼 안개에 싸인채 시청자에게 궁금증을 일으킨다.
(심지어 예고편이 끝난후 '이야기가 듣고싶은 아이는 따라오렴~'이라고
하는 할아버지의 등뒤를 쫒고싶은 기분도 들게한다.)

이야기는 동화이면서 동화같지 않은 면모를 보여주고있다.
흔히 요즘 유행하고있는 동화 다시보기나, 잔혹동화 같은 인상을
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과는 조금 다른점이 있다.

동화가 원래는 얼마나 잔혹하더라, 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선은 벗어나지는 않는다.

이야기와 그속의 인물들 하나하나의 관점에 모두 중점을 둬서
이렇게도,저렇게도 볼 수있는 다각도의 시선을 보여주는것이,
인물들의 구도가 조화롭게 보이는 효과를 내는것이다.
그래서인지, 그 네명의 소년 소녀는 하나같이 다 가엾고 사랑스럽다.

이 애니메이션을 더더욱 돋보이게 하는 발레음악은
각각의 화의 부제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발레극은 동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 많다.

백조의호수,지젤,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등...

이만화는 하나의 음악만화로서도 손색이 없을만큼

다양한 발레음악과 클래식음악들이 나오고, 또 그것이 극의 분위기연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다.어떤때는 소름이 끼칠정도.



츄츄를 보는 내내 안개가 잔뜩 낀 신비한 늪에서

잡힐듯 잡힐듯 잡히지않는 이야기를 뒤쫒으며

얼마나 염장이 질러졌는지!

거의 한화에 한번씩 뒤통수를 세게 맞는 기분이었다.

이것 일부일에 반화씩(...) 하는것을 기다려서 본 사람들은

얼마나 애가탔을까.



영감(제작진)은 정말 너무 사악하다!



제목과 이미지만보고

아이들용 애니메이션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뛰어난 작품성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나는 츄츄를 보는 내내 감탄사를 지르면서,

이건 애들보라고 만든 애니가 아니야!! 를 외쳤다.



이렇게 알려지지 않은채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는것은

너무너무 아깝다.

나혼자 보기에는 너무너무 아깝다! X100



혹시라도 보고싶은 생각이 있는사람들은 시디6장만 들고 나에게 연락을...

아님 세장이라도 좋다.

알의장 13화만이라도 정말 훌륭하니까.



혹은 엠에센으로 보내달라해도 보내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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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후 실제로 세명이나 되는 사람에게 메신저로 26화 전화를 보내줬었다. (잇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