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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용서해준다는 거야? - <불타오르네>

- 육식판다(hennig333@gmail.com)



내가 <불타오르네>(2016.05)를 처음 들었던 건 예능 프로그램에서였다. 출연자들이 매운 음식을 먹을 때면 이 곡이 배경으로 꼭 흘러나오고 있었다. 워낙 단골로 나오다 보니 이 곡의 후렴구, “파이어~”가 자연스레 뇌리에 박혔다. 나중에 뮤직비디오를 보았을 때에는 밝고 신나는 분위기와 강렬한 댄스가 제목 그대로 활활 불타오르는 느낌이었다. 특히 일명 333 댄스가 폭발하는 지점에서 느끼는 쾌감이란 대단했다. “파이어~”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무아지경으로 빠져드는 부분에서는 그 에너지에 보는 사람마저 기가 빨려 그야말로 다 타들어가고 마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뮤직비디오를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들이 몇 있었다. 대체 맨 앞에 나오는 후드 쓴

남자는 누구며 왜 불이 붙는가? 무슨 뜻이 있나? 게다가 대체 마지막에 슈가는 뭘 용서해 준다는

걸까? 등등이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뭐야 어려워-하면서 지나치고 말았는데, 최근 다시 보면서

몇 가지 의문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인털루드 : 섀도우>(<Interlude : Shadow>, 2020.02)의 뮤비에 익숙한 그림들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인털루드 : 섀도우> 뮤직비디오에서는 현대 미술을 오마주한 장면이 많이 나왔는데, 특히 중요하게 등장한 것이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의 작품 오마주였다. 바스키아가 흑인 영웅들에 대한 존경과 존중을 나타내기 위해 그렸던 왕관 그림과 추락하는 천사의 그림을 슈가의 머리 위와 어깨에 덧그려 표현한 것이 매우 강렬했다.

 

 그렇게 생각한 와중에 <불타오르네>를 다시 보니 전에 보이지 않던 그림들에 눈이 갔다. 화풍으

로 보아선 그 또한 바스키아 작품 같아 보였다. 그러나 아무리 뒤져도 같은 그림이 나오지는 않는

것으로 봐서는 일부러 바스키아 풍으로 그린 다른 그림인 듯하다. <인털루드 : 섀도우>에서 오마주한 추락하는 천사의 그림도 날개와 바스키아 크라운이 조합된 바스키아 풍 그림이다. 그렇다는 것은 작품 개개의 의미보다는 바스키아라는 인물이 가진 상징성이 중요하다는 점일 터다. 그렇다면 바스키아는 누구인가? 장 미셸 바스키아는 1960년에 태어나 27세에 요절한 낙서화가다. 

 

낙서, 인종주의, 해부학, 흑인영웅, 만화, 자전적 이야기, 죽음 등의 주제를 다루어 비극적인 삶 속에서 생존의 본능이 번뜩이는 충격적이고도 충동적인 작품을 남겼다. 팝아트 계열의 천재적 자유구상화가로서 '검은 피카소'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지하철과 거리의 지저분한 낙서를 예술의 차원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 두산백과 : 장 미셸 바스키아

 

그는 스타덤에 올라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현대미술계의 부조리로 인해 괴로워하다가 헤로인 중

독으로 짧은 생을 마감하였다. 그의 공식 홈페이지(https://www.basquiat.com/)에 들어가 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가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Jean-Michel lived like a flame. He burned really bright. Then the fire went out. But the embers are still hot”

– Fred Braithwaite

 

이 글귀가 공식 홈페이지 제일 눈에 띄는 곳에 전시되어있는 이유는 그의 생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기 때문일 것이다. “장 미셸은 불꽃같은 삶을 살았다. 그는 아주 밝게 타올랐다. 이윽고 불은 꺼졌지만, 그 불씨는 여전히 뜨겁다”라니, 그야말로 <불타오르네>라는 곡을 이해하는 단서가 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한데 바스키아의 상징은 <인털루드 : 섀도우>에서도 이어진다. 왜 <불타오르네>에서 등장했던 바스키아가 <인털루드 : 섀도우>에도 등장할까? 이 두 곡이 서로 연관이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번뜩 떠오른 것이 있었다. 바로 ‘그림자’다.

 

그리고보니 검은 후드를 쓴 남자가 낯익다. <인털루드 : 섀도우>에도 등장하는 그 남자는 바로 그림자인 것이다. YOUTH라고 씌어진 철조망 안에 서서 어울리고 있는 방탄소년단 중 검은 후드의 남자를 제일 먼저 눈치 챈 것은 공교롭게도 <인털루드 : 섀도우>의 주인공인 슈가다. 그는 YOUTH의 울타리를 넘어 검은 후드의 남자를 마주한다. 이 남자가 그림자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힌트는, 마주보고 있는 슈가와 마치 거울을 마주한 이미지처럼 행동한다는 점이다. 슈가가 한 손을 들어 올리면 맞은 편 남자도 똑같이 손을 들어 올린다. ‘BURN IT UP’ 이라고 씌어있는 카세트 플레이어를 누르니 검은 남자에게 불이 붙는다.



곡은 슈가가 “불타오르네”라고 말하자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마무리 때도 슈가의 한마디로 끝난다. 전에 썼던 <블랙 스완> 글에서 “곡의 시작과 끝 파트가 사실상 슈가의 파트인 것은 화자가 슈가이기 때문”이라고 썼는데, 마찬가지로 <불타오르네>에서도 화자가 슈가다. 그를 화자로 내세워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궁금해진다.

 

난 뭣도 없지 해가 지고 난 후
비틀대며 걷지
다 만신창이로 취했어 취했어
막 욕해 길에서 길에서
나 맛이 갔지 미친놈 같지
다 엉망진창, livin' like 삐-

 

화자는 술에 취해서 자포자기로 길에서 걷고 있다. 이 젊은 청춘은 절망에 빠져있다. 길이 보이지 않고 막막한 현실을 비틀대며 걷는다. 그런데 이 곡의 가사는 세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희망이 없는 젊은 청춘들의 처지를 빗대어 부르며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한 내용이 첫 번째다.

 

니 멋대로 살어 어차피 니 꺼야
애쓰지 좀 말어 져도 괜찮아

 

방탄소년단은 그런 청춘들에게 당신들은 삶의 주인이니 져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넨다.

 

겁 많은 자여 여기로
괴로운 자여 여기로
맨주먹을 들고 All night long
진군하는 발걸음으로
뛰어봐 미쳐버려 다
싹 다 불태워라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일어나 더 뜨겁게 삶을 불태우자라는 메세지를 전해준다.



두 번째 해석은 방탄소년단의 세계관 내용이다. 《화양연화 THE NOTES》의 내용을 보면 윤기(슈가)는 만신창이로 취해있다. 취해서 길에서 눈을 감고 아무렇게나 비틀대며 걷다가 부딪힐 뻔한 자동차 운전자에게 한바탕 욕을 듣는다. (p76) 그는 무표정하게 라이터를 딸깍거리면서 삶과 죽음 사이를 저울질한다. <I NEED U> 뮤직비디오에서도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결국 그는 자신과의 갈등으로 인한 고통을 이기지 못해 모텔 방에서 스스로 불을 지른다. (98p)

 

맨 처음으로 다시 되돌아가본다. 윤기(슈가)는 카세트 플레이어의 ‘BURN IT UP’ 이라는 버튼을 눌러 검은 후드의 남자를 불태운다. 그것은 거울 속 윤기(슈가)의 ‘그림자’, 즉 바로 자기 자신이다. 만약 내가 거울을 봤을 때, 거울 속의 인물이 불타고 있다면 그건 내가 불타는 것이다. 내 모습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THE NOTES》 속 윤기(슈가)는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벌한다. 그것이 불타오르는 이유이다.



세번째 해석은, 슈가와 방탄소년단이 견지하는 삶의 방식이다. 슈가를 화자로 내세웠지만, 방탄소년단의 곡은 기본적으로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한다. 유난히 불과 함께 등장하는 슈가의 모습을 가만히 살펴보면 음악이라는 불 속에 앞 뒤 가리지 않고 자기 자신을 내던진 듯한 느낌이 든다. 위태로워 보일 정도로 모든 걸 내던져 무대를 하는 방탄소년단의 모습도 떠오른다. 최근 출연한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라는 방송에서 RM은 이렇게 인터뷰 한다.

 

우리 뭐 별거냐? 우리 들뜨지 말자.
최선을 다해서 보여주고 와야 된다.
이렇게 올라온 팀이거든요.
무대를 하면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죽을 것 같고.
이러다가 쓰러질 수도 있을 것 같고.
이렇게 살면 정말 수명이 줄어들 것 같고.
생명을 소모한다고 생각하면서 이렇게 활동을 해왔어요.

 

극한까지 자신을 내몰아 내일이 없는 듯 밝게 타오르는 그들은 모든 시간에 최선을 다한다. 이런 그들의 삶의 태도에 대해서 잘 설명해줄 수 있는 곡이 있다. 슈가의 다른 이름인 Agust D의 믹스테이프 《D-2》에 수록 된 곡 <BURN IT>이다.

 

돌아가 보자고 지난날
나를 파괴하던 시간과
시기 증오 혹은 열등감
한들에게 사로잡힌 삶
성공을 맛본 후 지난 난
그때 와는 뭐가 다른가
글쎄 크게 다르진 않아
태워버리자고 지난 나
가장 깊은 곳 밑바닥까지 남김없이 또 타겠지
불을 붙여 더 불을 붙여 뭐 끝엔 뭐가 또 남을지
I don't know I don't know 다 태우고 나면 뭐
재만 남을지도 모르지 아님 그대로일지
I see the ashes falling out your window
There's someone in the mirror that you don't know
And everything was all wrong
So burn it till it's all gone
Yeah yeah yeah burn it
내 안의 소리

  • <BURN IT>, Agust D.
https://lyricstranslate.com/ko/agust-d-suga-burn-it-lyrics.html
투고자: Pink and Pink sweater

 

끊임없이 불태우는 그의 삶. 가장 깊은 곳 까지 다 타고 남은 것이 있을지 그 조차 알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힌 지난 나를 태워버리자고 말한다. 창 밖에 내리는 재는 당신도 모르는 거울 속의 누군가이다. 그는 바로 그림자이자 자기 자신이다.

 

불을 붙여봐 불을 붙여봐
뭐가 됐든 그래 말야 새꺄 불을 붙여봐
과거의 너 현재의 너
뭐든 좋으니까 새꺄 그래 불을 붙여봐
타오르는 태양이 될는지
아니면은 타고남은 재가 될는지
언제나 선택과 결정은 너의 몫
과감한 포기 또한 용기임을 잊지 말기를

https://lyricstranslate.com/ko/burn-it-burn-it.html-1
투고자: Pink and Pink sweater

 

슈가답게도 이 곡을 듣는 청춘들에게 남기는 메세지가 있다. 당신도 스스로 불을 붙여서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거나 막아서고 있는 벽을 넘어설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즉, 불타고 나면 재만 남을지 아니면 태양이 될지 알 수가 없다는것이다. 그럼에도, 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다해 부딪쳐 ‘첫 번째 죽음’을 맞이하라는 것이다.



‘첫번째 죽음’이란 <블랙스완> 뮤직 비디오에서 나오는 그레이엄의 문구 “댄서는 두 번 죽는다. 한

번은 춤추기를 멈췄을 때. 그리고 그 첫 번째 죽음은 좀 더 고통스럽다”에서 나온 말이다. 죽음과 부활의 테마는 인간의 오랜 역사 동안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반복되어 온 강력한 심리적 모티브이다. 예를 몇가지 들자면, 칼 융이 주목 했던 타로 카드는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면서 집단 무의식의 원형이 잘 반영되어있다. 그중 ‘DEATH’카드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보기에도 불길하고 흉측하게 생겼지만 해석할 때, 병폐가 되는 것이 죽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또한 동양권인 우리나라에서도 죽음과 부활에 대한 심리적 원형이 드러난 명언이 하나 있다. 이순신 장군이 남긴 말로,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가 그것이다. 이 상징적인 ‘첫번째 죽음’은 내 안의 그림자를 맞닥뜨리는 사건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림자라는 것은 칼 융의 분석심리학에 나오는 개념으로, 내가 나로 인식하는 범위인 ‘자아’가 내가 나로서 인정하지 못하고 부정하고 억압해버린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평소에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가, 외부에 투사된 그림자가 사실은 내 자신 안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면 큰 충격을 받게 된다. 내가 나로서 알고 있던 것이 모조리 깨지고 무너지는 충격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죽음으로 표현할 만큼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 상태에서 크게 좌절해버리는 것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극복해낸다면 진정한 나 자신이 되는 데 한걸음 나아가게 된다. 이것이 죽음과 부활의 상징에 집단 무의식이 투영한 심리적 원형이다. 

 

 <BURN IT>은 불과 재가 등장하는  불사조의 신화와 매우 닮았다. 전설로 내려오는 새 불사조(phoenix, 피닉스)는 스스로를 불태우고 그 재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 불을 붙여 최선을 다하고 재가되어 죽으면(첫번째 죽음), 그 안에서 진정한 나 자신으로 새로 태어난다. 실패하면 재가 되고 성공하면 태양이 된다. 매일 매일 다시 떠오르는 태양은 부활을 상징한다. 

 

방탄소년단의 곡들의 여러 가사에서 이런 죽음과 부활의 이미지들이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면, <LOVE YOURSELF 承 ‘Her’> 앨범의 히든 트랙 <바다>에서는 희망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절망이 있다고 노래한다. 그리고 <Map Of The Soul: Persona>의 수록곡 <Dionysus> 에서는 더 직접적으로 ‘다시 태어난’ 아티스트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진짜 나 자신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은 너무나 험난하다. 매우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다. 그림자를 마주하는 것은 내가 나로서 인정할 수 없는 자신의 혐오스러운 면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기의 그림자가 투영된 존재를 만나게 되면 부정하거나 혐오하거나 큰 분노를 쏟아내기도 한다. 그런 그림자가 사실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내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는다고 하더라도 끝끝내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화양연화 THE NOTES》 속의 윤기(슈가)는 끝끝내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분신해버리는 배드 엔딩을 맞기도 했다. 그렇기에 타인에게 단순히 그림자를 인지하고 극복하라는 말로 쉽게 강요할 순 없다. <BURN IT>에서 과감한 포기 또한 용기라는 가사를 듣고 약간 놀랐는데, 그런 어려움까지 섬세하게 배려한  슈가다운 다정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불타오르네> 뮤직비디오에서와 같이 그림자를 발견하고 이겨낸 경험이 있기에 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불타오르네>는 여러 겹의 레이어로 이루어진 심오한 의미의 곡이다. 그 모든 레이어는 언뜻 보면 완전히 다른 내용 같지만, 사실은 같은 주제를 공유하며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슈가와 방탄소년단으로 대표되는 젊은이들의 방황과 내면의 고통. 그것은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해 형벌 처럼 끊임없이 불타오르는, 혹은 한계에 부딪쳐 쓰러지더라도 최선을 다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더 이상 타오르지 못하는 잿더미가 되어버린, 외면해버리고 싶은 거울 속 슬픈 내 모습이기도 하다. 그 모습을 마주함으로 겪는 고통은 첫번째 죽음으로 비유할 만큼 크다. 그러나 그 고통은 잿더미 속에서 다시 태어나 진짜 나 자신이 되기 위한 전초이다. 그것을 극복하고 새로 태어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 있다. 그것은 거울 속 자신의 그림자 또한 나 자신이라는 인정과 화해이다.  

 

그래서 <불타오르네> 뮤직비디오 속 슈가는 말한다. 거울 속 내 자신에게,

 

용서해줄게.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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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H라고 쓰여진 울타리 안에 안전하게 모여 시간을 보내는 방탄소년단. ⓒBIGHIT MUSIC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철조망 밖에서 나타난다. ⓒBIGHIT MUSIC



 

그 검은 옷의 남자를 제일 먼저 눈치 챈 것은 슈가이다. 제일 먼저 철조망을 넘어 남자에게 다가간 것도 그이다. 그림자를 제일 먼저 극복한 것도 그라는 것을 암시한다. ⓒBIGHIT MUSIC



 

검은 옷의 남자가 거울 속 그림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이유는, 슈가와 거울 속 반영 처럼 같은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뒷 배경에는 바스키아 풍의 그림이 놓여져 있다. ⓒBIGHIT MUSIC



 

슈가는 ‘BURN IT UP’이라고 쓰여진 카세트 플레이어의 버튼을 누른다. ⓒBIGHIT MUSIC



 

그러자 맞은 편에 선 검은 옷의 남자에게 불이 붙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슈가는 ‘불타오르네’라고 중얼거린다. ⓒBIGHIT MUSIC



 

제이홉은 페인트 스프레이로 경계선을 그리고, 슈가는 맥주를 든 채, 경계선 사이를 위태롭게 걷는다. 이 경계선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소년과 성년 사이의 경계선, 삶과 죽음의 경계선, 자아와 그림자 간의 경계선 등을 의미한다. ‘R U DRUNK’라고 쓰인 쪽이 그림자의 방향이다. 이후 <wings>에 등장할 ‘유혹’의 방향이기도 하다. ⓒBIGHIT MUSIC

  

 

 

하늘 위를 날아오르는 비행기는 더 이상 날아오르지 못하고 불타버린다. 한계에 부딪힌 비행기는 이윽고 떨어지는데 비행기의 모습이 아닌 검은 자동차의 모습이다. 자동차에는 날개가 없다. 검은 색 컬러는 다 타버린 재의 색이다. ⓒBIGHIT MUSIC



 

다 타서 떨어진 자동차마저도 자신들의 손으로 모조리 불태워버린다. 이렇게 유년은 불타버린다. 지민이 서 있는 위치는 철조망의 밖이다. 이렇게 밤이 되었다. 밤은 그림자의 시간이다. ⓒBIGHIT MUSIC

 

 

 

동굴과도 같은 어두운 건물 안으로 향하는 방탄소년단. 붉은 빛 라이트가 유혹적이다. 이곳은 무의식과 그림자의 세계이다. ⓒBIGHIT MUSIC



 

지민이 라이터 불에 손을 갖다 대는 행위는 유혹과 위험에 자신을 던지는 것이다. ⓒBIGHIT MUSIC



 

이윽고 방탄소년단의 그림자가 깨어난다. 건물 뒤로 비친 그림자들이 깨어나 춤춘다. 바닥은 거울처럼 그들을 비춘다. ⓒBIGHIT MUSIC



 

밤하늘에 폭죽이 터진다. 이것은 깨달음의 순간이다. ⓒBIGHIT MUSIC



 

그림자 사이에 뛰어들어 몸을 맡기는 뷔. BU속 태형(뷔)의 투신 장면과 오버랩된다. 그는 그림자를 거부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그 속으로 뛰어들어버린다. ⓒBIGHIT MUSIC

 

 

 

‘용서해줄게’. 이 말은 결국 거울 속 나 자신에게 건네는 말이다. 또한 자아와 그림자 사이의 화해와 통합의 말이다. ⓒBIGHIT MUSIC



 

건물 속에서 나오는 방탄소년단. 무의식 속 억압되었던 그림자들은 폭발로 인해 사라졌다. ⓒBIGHIT MUSIC



 

그들이 만난 것은 과연 무엇일까? 후속 앨범 <wings>에서 유혹과 그림자를 만난 소년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된다. ⓒBIGHIT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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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너용...  (0) 200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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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서 살짝 공개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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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은... 전해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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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의 소년이 있었습니다. 몸은 27살이지만 정신지체 3급인 그는 여전히 어린아이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엄마처럼 예쁜 은혜선생님이 찾아옵니다. 은혜선생님을 위해 자신도 똑똑해지고 싶어졌습니다. "은혜야, 웃게 해줄게" 그리하여 잘 나가는 뇌신경외과의 박동재가 그를 IQ180의 천재로 바꿔줍니다. 수학도, 의학도, 역사도, 경제학도 모두 척척입니다. 하지만 그 수술은 처음부터 잘못 돼 있었습니다. 하루는 은혜가 어디를 보고 있던지 마르지 않는 헌신 적인 사랑을 보냅니다. 성공해서 은혜에게 집도사주고 땅도 사주도 돈도 줄 수 있었지만, 하루는 행복했을까요?


노란 바람개비를 꽂은 타지도 못 할 자전거를 끌고 힘차게 달려갑니다. 날씨는 맑고 햇살은 따뜻하고, 슈퍼마켓 공씨 아저씨도 친절하고, 세탁소 뗵뗵이 아줌마도 친절하고, 치킨집의 최씨 아저씨도 조금 무섭지만 친절하고, 동네 아이들도 친절하고, 꽃들도, 빵집의 빵들도,구둣집의 구두들도 모두 친절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옵니다. 1회의 하루는 정말로 행복한 모습입니다. 구김 없는 맑은 눈망울과 환환 웃음이 더 없이 맑고 깨끗합니다.

하루는 버려진 아이였습니다. '잠깐 다녀올게' 하며 딸기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어주고 정류장을 떠난 엄마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딸기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떠난 은혜를 또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은혜는 하루를 잊지 않고 돌아와 줬습니다. 그래서 은혜를 위해 하루는 똑똑해 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뇌 수술을 받고 똑똑해진 하루는 아이에서 어른으로 점점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은혜가 보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 아니고 자신을 수술한 능력있고 멋진 박동재 선생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꺠끗하던 하루의 마음속에는 처음느껴보는 이상한 감정에 혼란스러워합니다. '사랑', 그리고 '질투'. 점점 동재선생님에게 경쟁의식을 느낍니다. 반항하고 싶어졌습니다. 은혜는 자신이 사기꾼이고 전과자이기 떄문에 편견어린 세상의 풍랑속에서 울며 웃으며 앞으로 나갑니다. 제일 갖고 싶은것은 '돈'. 은혜를 웃게 해주고 싶은데 자신은 아무 능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능력을 키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생각했던것과는 세상은 너무도 다른 빛깔이었습니다. 똑똑해지면 좋을 줄 알았는데. 거짓말, 시기, 질투, 편견. 하루는 점점 웃지 않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학계발표가 있은 후, 하루는 연구실을 떠나 하늘동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또 은혜곁으로 돌아갈 것을 꿈꾸지만 똑똑해진 하루에게 남겨진 시간은 그야말로 하루살이같은 그의 이름처럼 너무나도 짧았습니다. 수술은 잘못되어 있었기에, 점점 퇴화되어 가는 자신을 추스리며 얼마 남지 않은동안 연구실을 빠져나와서 경제적인 성공을 거둡니다. 은혜에게 옷도 사주고 맛있는 식사도 사주고, 또 하늘동 식구들에게 멋진차도, 안마의자도 사주고. 그러나 돈으로는 시간만은 살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이 무너져 가는데 그것보다도 더 끔찍했던것은 자신의 존재가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죽어가는 하루에게 단 하나 살 수 있는 방법은 수술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신에 그는 예전의 정신지체 3급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은혜의 존재도, 은혜를 사랑했던 기억도, 추억도 모두 잃게 됩니다. 하루는 선택할 수가 없었습니다. 은혜의 기억을 잃기 싫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죽는다면 은혜가 아주 슬퍼할 것이며, 또한 자신이 정신지체였다고 엄마가 자신을 버린게 아니란 것을 알게 됩니다. 예전의 자신, 행복했던 소년으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오늘의 마지막회, 정말 잊지 못할 겁니다. 수술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말했을때, 하늘동 식구들은 하나같이 하루가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기보다 되돌아 올 하루를 반기는 말을 합니다. "학교가 또 반짝반짝 해지겠구나", "학교의 친구들이 기다린다", "자전거를 고쳐놔야겠어.", "수정이랑 더 많이 놀아주겠지?" 하루가 자신의 선택을 무서워 하지 않도록 모른척 배려해주는 말 한마디에 지가 이어져 있지 않은 타인들이지만 가족의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행복하니, 하루야?"

그래서 "행복하니, 오리야?"


하루는 분명 원하지 않았습니다. 은혜를 잊는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은혜를 지키고 보살펴주고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아히루는 분명 원하지 않았습니다. 오리로 돌아가면 친구들과 발레연습도, 다른 이와의 대화도 할 수 없는 그저 미물이 될 뿐. 하지만 정신지체 3급이라도 하루는 하루이고, 오리로 돌아간다고 해도 아히루는 아히루입니다. "내가 곁에 있을게." 아히루에게는 화키아가, "내가 기억하고 있을게" 하루에게는 은혜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행복하니?


그게 정말 너희들이 원하는 삶이니? 하루도 아히루도 후회하지 않았을겁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것이 그들이 원하는 길이었을까요? 츄츄를 본지 3년째. 그러나 솔직히 이야기 하면 저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겁니다. 아직도 그녀에 대한 감정은 안타까움으로 마무리 되고 있는걸요. 그럼에도...

"하루야 이젠 좀 편하니?"
"응."

이라는 그들의 대화에서 어쩐지 아히루의 목소리를 들은 것 만 같은 착각이 일어났습니다. 행복한듯 웃으며 왈츠를 추는 그들의 행복한 얼굴에서 용기를 내어 펜던트를 벗는 아히루의 모습이 오버랩 됩니다.

인간소녀 아히루는 아이들과 수다를 떨 수도 발레연습도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을 분명히 슬퍼했습니다. 하루는 은혜를 잊는것을 분명히 두려워했습니다. 하지만 오리나 전신지체 3급인 하루는 그것을 아쉬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소녀 아히루와 은혜와의 기억을 간직한 하루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저는 이공학도라 그런지 보이지 않는것은 없는것과 같다는것을 인정합니다. 제가 보기에 그 둘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존재이며 그렇기에 되돌아가는 상황에서 그 둘은 영영 죽은것입니다.

두 엔딩 다 해피엔딩, 해피엔딩이지만 그렇기에 그저 기뻐할 수만은 없는 슬픈 해피엔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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