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은이란 사람은 감정적이며 밝고 유연하고 따듯한사람이지만 범인의 신상명세를 외고다닐정도로 머리가 좋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은 무조건 밀어붙이는 외유내강형인 사람입니다. 호인이에요. 어느누구든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선한사람입니다. 처음보는 사람(가끔은 풀어주고 싶은 범인이라고 말하는)을 위해 진정서도 넣어주고, 그사람이 돕고있던 외국인노동자를 위해 자비로 비행기표도 끊어주는 마치 천사같은 남자죠. 궂은일, 괴로운일이 있어도 자신의 사랑하는 여동생에게는 티를 내지 않고 웃는모습만을 보여줍니다. 여동생 은하를 볼때 서서히 번지는 환한웃음을 보면 어떤여자라도 빠져들 수 밖에 없을겁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이제 알게된겁니다. 자신의 과거와, 배신과 음모... 그리고 20년만에 만난 동생이 자기로 오인받아 살해당한 후 이 천사같았던 남자는 복수를 결심합니다. 바로 자신이 동생이 되어서 말이죠. 하지만 복수를 결심했다고 해도 사람이 180도 변하는건 아닙니다. 자신의 밝고 따뜻한 본성은 저절로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복수를 결심한 후 이 사람은 어딘가 부터 망가지고 부서지기 시작합니다.
자기가 부사장으로 있는 무릉건설에 입사한 여동생을 계속 모른척해야하는 괴로움, 자신이 죽은것을 슬퍼하며 괴로워하는 자신의 가족들을 봐야하는 괴로움, 자기가 사실은 신혁이 아니고 강혁이라는 사실을 숨기며 처음보는 어머니를 속이는 괴로움, 동생을 죽게했다는 죄책감, 자신이 복수를 마칠떄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 은하가 다른남자에게 갈까봐 초조해하고 질투에 불타고, 자신이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보내오는 신뢰나, 착한사람이라는것을 알면서도 복수의 수레바퀴를 멈출수는 없었습니다. 이 남자는 그런 무거운것을을 지고 언덕을 달려내려가는사람같습니다. 멈추고 싶어도 가속이 붙어서 결코 멈출수가 없었거든요.
그러면서 이 사람은 점점 그 햇살같던 웃음을 잃고 한쪽 입꼬리를 틀어 쓰게 미소짓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20화에서 박희수와 천사장과의 술자리에서 박희수가 자신을 '형님'이라고 부르는 장면에서 참 뜨끔했습니다. '형님이라고 부르지마' 하은은 자신의 죽은동생을 떠올렸을겁니다. 허하게 웃는 하은을 천사장은 무심히 쳐다봅니다. 마치 <당신같이 착한사람이 이녀석을 끝까지 복수의 도구로 쓸 수 있겠소?>라고 하는듯이.
뜬금없이 희수와 달리기 시합을 하자고 제안하는 하은. 네가 이기면 포기하겠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복수를 포기하겠다는 말인데, 영문도 모르고 희수는 달리기 시합을 합니다. 그런데 하은이 누굽니까, 달리기로 단련된 전 강력계 형사 아닙니까... 당연히 희수가 먼저 나가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하은은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립니다. 괴로움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죽을듯이 달립니다. 복수를 멈추고 싶어도 이미 멈출 수 없는 하은의 상황을 암시하는 장면이죠! 아마도 여기서 무심히 지켜보던 천사장은 이 사람을 그만 멈추게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3화... 하은은 복수를 끝낼 수 있을까요? 복수를 하고 예전의 하은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어쩌면 타이틀곡 '무죄'의 마지막 가사처럼 마지막 선택이 '죽음'이 되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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