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특정종교를 싫어하시는 분이나 드라마 <부활>을 끝까지 시청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엄청난 내용밝힘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해성사를 빌미로 신부님 복장을 한 채 양만철을 만나러 온 하은. 하필 양만철이 죄를 고백하게 된 상대가 바로 그라는 점, 또 하은이 신부복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다.>
흔히 <부활>이라는 제목을 접하면 많은 사람들이 '종교영화인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부활'에는 끝났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시금 되살아 난다는 뜻이 있다. Revirth. 다시 태어남. 즉, 동시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뜻도 있다. 기독교의 예수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뒤 장사한지 3일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난다. 그 단어, '부활'이 어디 기독교에서만 쓰이겠냐만은 '부활'은 기독교의 중요한 키워드이며 신의 아들에 대한 증거이다.
드라마 <부활>은 그렇게 제목에서부터 종교적인 분위기가 나타난다. 주인공 '서하은'은 무려 세번의 '부활'을 보여준다. 어린 유강혁의 죽음과 서하은으로서의 부활, 또 서하은의 죽음과 유신혁으로서의 부활, 또 서하은의 죽음과 진정한 자아로서의 부활. <부활>이라는 제목이 이렇게나 잘 어울리는 드라마가 또 있을까? 정말 제목 하나는 기똥차게 잘 지었다.
극 중 소품과 배경을 살펴보면 기독교의 분위기가 잘 나타나 있는데, 제일 처음 중요한 단서를 쥐고 죽은 임대식은 카톨릭 신자였다. 그의 영향이었는지 그의 부하였던 양만철도 카톨릭 신자 이었고, 고해성사를 빌미삼아 하은이 그를 만나서 자초지종을 알게되는 역할을 했다. (덕분에 불교신자인 엄태웅의 신부복 차림을 볼 수 있었으니 초 럭키♡ 하지만 그래선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이 대사 정말 어색했어요. 엄포스! ;ㅂ; ) 또한 천공명이 소개시켜준 '천사원'은 카톨릭계 요양원이었으며, 천공명의 처고모는 수녀님이다. 그리고 임대식이 남긴 중요한 증거는 성당의 제단에 힌트가 있었으며 또 그 성당 안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배경만이 그럴 뿐, 배경 정도는 신자가 아닐지라도 설정 할 수 있고, 심지어 기독교 신자가 거의 없는 일본에서조차 그런 배경은 비일비재하다. 물론 일본의 경우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국의 종교에 대한 환상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게다가 정작 주인공 하은과 은하는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극 중에서도 교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도 없었다. 그런데 어째서 종교적 메세지가 강하게 느껴졌는가?
그것은 드라마의 이야기구조와 작가의 언어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분위기 때문이다. 의도한 것은 아닐지라도 자신이 신자가 아니고서는 이렇게 강한 종교적 암시가 들어있을 수가 없다.
우선 이 드라마의 타이틀을 잘 보자. <신이 있다면 나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한다. 하은이 의도된 사고로 아버지가 죽고 자신은 기억을 잃었으며, 또 한번 친구의 배신으로 동생도 잃고, 정작 그 일을 꾸민 놈들은 여전히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조차 하은은 말한다. <신이 있다면 나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이런 상황의 주인공들이 혼자 멋있는 척 하며 후까시 딱 잡고 흔히 내뱉을 만한 '신은 죽었다'(니체), 또는 '신은 없다'고 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자신의 복수는 신이 용인한 복수라는 것. 합체된 '그분'으로 부활한 하은은 마치 뒤에서 모든것을 알고 지켜보고 움직이는 신의 대리인(복수의 천사) 같다. 심지어 뒤로 가면 갈 수록 수레바퀴는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곳까지 굴러 떨어진다. 이미 복수는 하은의 손을 떠나 악인에게 그에대한 응당한 댓가를 치르게 하는 신의 손에 맡겨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잔인한 부분보다 더 두드러지는 것은 합체한 하은의 '용서'이다.
참고1 : 예수와 햄릿의 이미지 (KBS DMZ 매니아 리뷰 - 임애경님)
참고2 : 최고의 복수는 과연 용서일까? (jelakim 님)
하은은 분노의 극한에서조차 하은스러운 선함을 잃지 않는다. 자신의 아버지를 직접 죽인 하수인 임대식과 양만철을 용서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고해성사를 하고 떠난 양만철의 남은 가족들에게는 보상까지 해준다. 또한 자신을 배신해서 동생을 죽게한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친구 수철에게도 피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한다. 만약 자신이 그와 같은 상황이 닥친다고 한다고 생각해보자. 자신은 절친한 친구라고 철썩 같이 믿었던 '수철'을 과연 용서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절대로 용서 할 수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친한 친구였기 때문에 더더욱 배신감을 맛볼 것이고 얼굴을 볼 때 마다 죽은 자신의 동생이 떠올라 괴롭지 않겠는가? 하지만 하은은 비록 악한 일을 저질렀을 지라도 후회하며 회개한 자들에게는 용서를 베푼다. 또한 심지어 자신을 찌른 자에게도 다시금 복수를 다짐하거나 원망하는 것이 아니고 기꺼이 용서를 하는 장면도 나온다. 자신을 칼로 찌른 희수를 위해 죽어가면서도 직접 그 칼의 지문을 닦는 그는 아가페의 속성을 지녔다. 그리고 이것으로 복수의 써클이 멈춰지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신공님이 하은을 통해서 이야기하는 종교적인 메세지가 아닐까?
또한 작가의 언어에서도 그러한 부분이 엿보이는데, 바로 '경기도'반장님과 '천사장'님의 이름이다. <부활>을 유심히 시청해온 분들은 아실테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유난히 '상징'과 중의적인 표현이 많았었다. 반장님의 이름 '기도'는 상당히 의미심장한 이름인데, '기도' 반장님이 혼수상태에 빠지자 하은은 그만 긿을 잃고 헤메인다. 그리고 그 후 평상에 앉아서 은하와 한 대화를 떠올려 보자. (4화 내용 中)
하은 (빼지를 보며)...이게 나침반 같았어, 난.
은하 (하은이 들고 있는 빼지를 본다)
하은 내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이 빼지가 내가 잃어버린 길을 찾아줄
나침판 같아서...그래서 무작정 경찰이 됐어.
은하 (하은을 바라본다)
하은 (쓸쓸히 웃으며) 근데...요즘은 잘 모르겠다. 이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은하 ....힘든 일 있었구나?
하은 (끄덕이며) 최악이야. (하며 억지로 웃어 보인다)
기억을 잃기 전 어린 강혁이는 이 경찰 빼지를 드라큘라를 무찌르는 '십자가'에 비유 한 적이 있었다. 즉, 십자가로서 상징되는 신의 이미지, 또한 그를 잃고 헤매이는 하은의 모습이 신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는 '기도'를 잃은(단절된) 그의 모습과 겹쳐지지 않는가? (이 드롯셀마이어 같은 작가 같으니!! 정말로 철저하고 완벽해서 대사 하나 그냥 쓰여진게 없구나!! OTL;;;;;)
'천사장'님의 이름도 심상치 않다. 누누히 이야기해 왔지만 '천사장'님의 이름은 하늘의 소리(천공명)이며 하은을 지켜보는 중립적인 주시자이다. 천사장님에 대한 이야기는 전에도 많이 얘기했으니까 [부활]카테고리를 살펴주기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증거가 있는 곳을 알리는 임대식의 마지막 편지. (23화 中)
유다의 죄는 그들의 마음 판에 철필로 기록되어 있고 금강석 촉으로 새겨져 있다. 그들의 제단 뿔 위에도 그 죄가 새겨져 있다. 자손은 그 기록을 보고서 조상이 지은 죄를 기억할 것이다. 온갖 푸른 나무 결에 높은 언덕에, 들판에 있는 여러 산에, 그들의 조상이 쌓은 재단과 만들어 세운 아세라 목상들을 기억할 것이다. 네가 나라 구석구석에서 지은 죄의 값으로, 내가 네 모든 재산과 보물을 약탈품으로 원수에게 넘겨주겠다. (예레미야 17장 1절~5절)
이렇게나 상황에 절묘한 성경구절을 인용한 임대식 사장님. 결국 하은이에게 증거(그들의 죄의 증거)가 '제단'에 있음을 알린다. 제단에는 'α'(알파), 'Ω'(오메가) 이 두 글자가 새겨져있었다. 이 두 글자는 바로 '처음과 끝'을 뜻하는 글자로 '예수'를 상징한다.
처음과 끝, <부활>에서는 가장 자주 나오는 주제는 바로 '원의 법칙'일 것이다. 하은이는 원의 법칙을 악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쓰거나 복수하는데 인용하고 있어서 부활을 본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주제다. '원의 끝은 곧 시작이다' 이 주제는 드라마 <부활>을 보는데 결정적인 키워드이다. 악인들은 자신들이 시작한 죄로 인해 망하고, 사건은 반복되며, '부활'이란 끝(죽음)을 본 사람이 다시 살아나서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사건의 해결은 다시 처음 즉, 'α'(알파)에 있는것이다. 처음을 뜻하는 예수의 수난과 구원을 상징하는 14초 - 그 첫번째 성상에서 하은은 증거를 발견한다. 그리고 다시 말하면 예수, 즉 신을 상징하는 성상에서 증거를 발견한 것이다. 혼수상태였던 '기도'는 부활하였고, 중립을 유지하며 하은의 고통을 멀찌감히 주시하던 '천사장'은 하은을 멈추려고 한다(즉 하은의 일에 직접적인 영향, 방해와 같은 간접적인 개입). 이후 복수는 하은이의 손을 벗어나 결국 그들의 죄로 인해 벌을 받게된다. 복수라는 인간의 영역에서 심판이라는 신의 영역으로 넘어가 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신의 속성(예수의 이미지)을 지녔던 하은은 결국 인간이라 하나의 큰 죄를 저지르게 되는데, 그것은 자기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희수를 하은의 복수에 끌어들인 것이다. 어떤결과가 있을지라도 진실을 알고 싶어한 강주와는 다르다. 희수가 자기손으로 아버지의 목을 졸라 죽이게 만들었으니까. 그것은 희수 자신이 바라지 않은 일이며, 또한 동의 없이 이루어 진 일이다. (강주는 이미 사실을 밝히는데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었다) 그래서 희수로 인해 하은은 죽음에 이르게 되고 또한 희수와 하은이 화해를 함으로써 복수의 써클은 마감된다.
끝은 다시 시작이듯 이후 하은은 또 다시금 진정한 자아로<부활>하여 은하가 기다리는 등대(이상향, 천국, 신이 계신곳)로 가는 길을 조용히 걷고있다. 마치 구도자나 성직자와도 같이.
--------------------------------------------------------------------------------
정리하며 쓰다보니 종교적 메시지의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지네요.
김지우 작가님이 신자일 것이라는 생각은 그다지 틀린 것이 아닐 듯 싶습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는 단지 의도하지 않았어도
자신이 기독교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어쩌면 의도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돋고 있습니다.
다른 작품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묻어나는지,
지우신공의 다른 드라마도 한번 보고싶네요.
이글루스 가든 - 여성향 드라마 [부활]을 즐겨보자!
------------------------------------------------------------------------------------
<고해성사를 빌미로 신부님 복장을 한 채 양만철을 만나러 온 하은. 하필 양만철이 죄를 고백하게 된 상대가 바로 그라는 점, 또 하은이 신부복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다.>
흔히 <부활>이라는 제목을 접하면 많은 사람들이 '종교영화인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부활'에는 끝났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시금 되살아 난다는 뜻이 있다. Revirth. 다시 태어남. 즉, 동시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뜻도 있다. 기독교의 예수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뒤 장사한지 3일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난다. 그 단어, '부활'이 어디 기독교에서만 쓰이겠냐만은 '부활'은 기독교의 중요한 키워드이며 신의 아들에 대한 증거이다.
드라마 <부활>은 그렇게 제목에서부터 종교적인 분위기가 나타난다. 주인공 '서하은'은 무려 세번의 '부활'을 보여준다. 어린 유강혁의 죽음과 서하은으로서의 부활, 또 서하은의 죽음과 유신혁으로서의 부활, 또 서하은의 죽음과 진정한 자아로서의 부활. <부활>이라는 제목이 이렇게나 잘 어울리는 드라마가 또 있을까? 정말 제목 하나는 기똥차게 잘 지었다.
극 중 소품과 배경을 살펴보면 기독교의 분위기가 잘 나타나 있는데, 제일 처음 중요한 단서를 쥐고 죽은 임대식은 카톨릭 신자였다. 그의 영향이었는지 그의 부하였던 양만철도 카톨릭 신자 이었고, 고해성사를 빌미삼아 하은이 그를 만나서 자초지종을 알게되는 역할을 했다. (덕분에 불교신자인 엄태웅의 신부복 차림을 볼 수 있었으니 초 럭키♡ 하지만 그래선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이 대사 정말 어색했어요. 엄포스! ;ㅂ; ) 또한 천공명이 소개시켜준 '천사원'은 카톨릭계 요양원이었으며, 천공명의 처고모는 수녀님이다. 그리고 임대식이 남긴 중요한 증거는 성당의 제단에 힌트가 있었으며 또 그 성당 안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배경만이 그럴 뿐, 배경 정도는 신자가 아닐지라도 설정 할 수 있고, 심지어 기독교 신자가 거의 없는 일본에서조차 그런 배경은 비일비재하다. 물론 일본의 경우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국의 종교에 대한 환상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게다가 정작 주인공 하은과 은하는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극 중에서도 교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도 없었다. 그런데 어째서 종교적 메세지가 강하게 느껴졌는가?
그것은 드라마의 이야기구조와 작가의 언어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분위기 때문이다. 의도한 것은 아닐지라도 자신이 신자가 아니고서는 이렇게 강한 종교적 암시가 들어있을 수가 없다.
우선 이 드라마의 타이틀을 잘 보자. <신이 있다면 나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한다. 하은이 의도된 사고로 아버지가 죽고 자신은 기억을 잃었으며, 또 한번 친구의 배신으로 동생도 잃고, 정작 그 일을 꾸민 놈들은 여전히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조차 하은은 말한다. <신이 있다면 나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이런 상황의 주인공들이 혼자 멋있는 척 하며 후까시 딱 잡고 흔히 내뱉을 만한 '신은 죽었다'(니체), 또는 '신은 없다'고 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자신의 복수는 신이 용인한 복수라는 것. 합체된 '그분'으로 부활한 하은은 마치 뒤에서 모든것을 알고 지켜보고 움직이는 신의 대리인(복수의 천사) 같다. 심지어 뒤로 가면 갈 수록 수레바퀴는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곳까지 굴러 떨어진다. 이미 복수는 하은의 손을 떠나 악인에게 그에대한 응당한 댓가를 치르게 하는 신의 손에 맡겨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잔인한 부분보다 더 두드러지는 것은 합체한 하은의 '용서'이다.
참고1 : 예수와 햄릿의 이미지 (KBS DMZ 매니아 리뷰 - 임애경님)
참고2 : 최고의 복수는 과연 용서일까? (jelakim 님)
하은은 분노의 극한에서조차 하은스러운 선함을 잃지 않는다. 자신의 아버지를 직접 죽인 하수인 임대식과 양만철을 용서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고해성사를 하고 떠난 양만철의 남은 가족들에게는 보상까지 해준다. 또한 자신을 배신해서 동생을 죽게한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친구 수철에게도 피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한다. 만약 자신이 그와 같은 상황이 닥친다고 한다고 생각해보자. 자신은 절친한 친구라고 철썩 같이 믿었던 '수철'을 과연 용서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절대로 용서 할 수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친한 친구였기 때문에 더더욱 배신감을 맛볼 것이고 얼굴을 볼 때 마다 죽은 자신의 동생이 떠올라 괴롭지 않겠는가? 하지만 하은은 비록 악한 일을 저질렀을 지라도 후회하며 회개한 자들에게는 용서를 베푼다. 또한 심지어 자신을 찌른 자에게도 다시금 복수를 다짐하거나 원망하는 것이 아니고 기꺼이 용서를 하는 장면도 나온다. 자신을 칼로 찌른 희수를 위해 죽어가면서도 직접 그 칼의 지문을 닦는 그는 아가페의 속성을 지녔다. 그리고 이것으로 복수의 써클이 멈춰지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신공님이 하은을 통해서 이야기하는 종교적인 메세지가 아닐까?
또한 작가의 언어에서도 그러한 부분이 엿보이는데, 바로 '경기도'반장님과 '천사장'님의 이름이다. <부활>을 유심히 시청해온 분들은 아실테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유난히 '상징'과 중의적인 표현이 많았었다. 반장님의 이름 '기도'는 상당히 의미심장한 이름인데, '기도' 반장님이 혼수상태에 빠지자 하은은 그만 긿을 잃고 헤메인다. 그리고 그 후 평상에 앉아서 은하와 한 대화를 떠올려 보자. (4화 내용 中)
하은 (빼지를 보며)...이게 나침반 같았어, 난.
은하 (하은이 들고 있는 빼지를 본다)
하은 내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이 빼지가 내가 잃어버린 길을 찾아줄
나침판 같아서...그래서 무작정 경찰이 됐어.
은하 (하은을 바라본다)
하은 (쓸쓸히 웃으며) 근데...요즘은 잘 모르겠다. 이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은하 ....힘든 일 있었구나?
하은 (끄덕이며) 최악이야. (하며 억지로 웃어 보인다)
기억을 잃기 전 어린 강혁이는 이 경찰 빼지를 드라큘라를 무찌르는 '십자가'에 비유 한 적이 있었다. 즉, 십자가로서 상징되는 신의 이미지, 또한 그를 잃고 헤매이는 하은의 모습이 신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는 '기도'를 잃은(단절된) 그의 모습과 겹쳐지지 않는가? (이 드롯셀마이어 같은 작가 같으니!! 정말로 철저하고 완벽해서 대사 하나 그냥 쓰여진게 없구나!! OTL;;;;;)
'천사장'님의 이름도 심상치 않다. 누누히 이야기해 왔지만 '천사장'님의 이름은 하늘의 소리(천공명)이며 하은을 지켜보는 중립적인 주시자이다. 천사장님에 대한 이야기는 전에도 많이 얘기했으니까 [부활]카테고리를 살펴주기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증거가 있는 곳을 알리는 임대식의 마지막 편지. (23화 中)
유다의 죄는 그들의 마음 판에 철필로 기록되어 있고 금강석 촉으로 새겨져 있다. 그들의 제단 뿔 위에도 그 죄가 새겨져 있다. 자손은 그 기록을 보고서 조상이 지은 죄를 기억할 것이다. 온갖 푸른 나무 결에 높은 언덕에, 들판에 있는 여러 산에, 그들의 조상이 쌓은 재단과 만들어 세운 아세라 목상들을 기억할 것이다. 네가 나라 구석구석에서 지은 죄의 값으로, 내가 네 모든 재산과 보물을 약탈품으로 원수에게 넘겨주겠다. (예레미야 17장 1절~5절)
이렇게나 상황에 절묘한 성경구절을 인용한 임대식 사장님. 결국 하은이에게 증거(그들의 죄의 증거)가 '제단'에 있음을 알린다. 제단에는 'α'(알파), 'Ω'(오메가) 이 두 글자가 새겨져있었다. 이 두 글자는 바로 '처음과 끝'을 뜻하는 글자로 '예수'를 상징한다.
처음과 끝, <부활>에서는 가장 자주 나오는 주제는 바로 '원의 법칙'일 것이다. 하은이는 원의 법칙을 악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쓰거나 복수하는데 인용하고 있어서 부활을 본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주제다. '원의 끝은 곧 시작이다' 이 주제는 드라마 <부활>을 보는데 결정적인 키워드이다. 악인들은 자신들이 시작한 죄로 인해 망하고, 사건은 반복되며, '부활'이란 끝(죽음)을 본 사람이 다시 살아나서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사건의 해결은 다시 처음 즉, 'α'(알파)에 있는것이다. 처음을 뜻하는 예수의 수난과 구원을 상징하는 14초 - 그 첫번째 성상에서 하은은 증거를 발견한다. 그리고 다시 말하면 예수, 즉 신을 상징하는 성상에서 증거를 발견한 것이다. 혼수상태였던 '기도'는 부활하였고, 중립을 유지하며 하은의 고통을 멀찌감히 주시하던 '천사장'은 하은을 멈추려고 한다(즉 하은의 일에 직접적인 영향, 방해와 같은 간접적인 개입). 이후 복수는 하은이의 손을 벗어나 결국 그들의 죄로 인해 벌을 받게된다. 복수라는 인간의 영역에서 심판이라는 신의 영역으로 넘어가 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신의 속성(예수의 이미지)을 지녔던 하은은 결국 인간이라 하나의 큰 죄를 저지르게 되는데, 그것은 자기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희수를 하은의 복수에 끌어들인 것이다. 어떤결과가 있을지라도 진실을 알고 싶어한 강주와는 다르다. 희수가 자기손으로 아버지의 목을 졸라 죽이게 만들었으니까. 그것은 희수 자신이 바라지 않은 일이며, 또한 동의 없이 이루어 진 일이다. (강주는 이미 사실을 밝히는데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었다) 그래서 희수로 인해 하은은 죽음에 이르게 되고 또한 희수와 하은이 화해를 함으로써 복수의 써클은 마감된다.
끝은 다시 시작이듯 이후 하은은 또 다시금 진정한 자아로<부활>하여 은하가 기다리는 등대(이상향, 천국, 신이 계신곳)로 가는 길을 조용히 걷고있다. 마치 구도자나 성직자와도 같이.
--------------------------------------------------------------------------------
정리하며 쓰다보니 종교적 메시지의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지네요.
김지우 작가님이 신자일 것이라는 생각은 그다지 틀린 것이 아닐 듯 싶습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는 단지 의도하지 않았어도
자신이 기독교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어쩌면 의도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돋고 있습니다.
다른 작품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묻어나는지,
지우신공의 다른 드라마도 한번 보고싶네요.
이글루스 가든 - 여성향 드라마 [부활]을 즐겨보자!
'마왕-부활[Reveng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우신공과 그녀의 [부활] (0) | 2005.11.14 |
---|---|
[부활]과 여타 복수드라마와의 차이점? (2) | 2005.11.11 |
드라마시티 - 고포 여인숙 (3) | 2005.11.06 |
으헉어헉!! 천사장님!! 인터뷰!!!! (3) | 2005.11.04 |
예쁜 이동규님 (2) | 2005.11.04 |